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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의, ‘빛’이 떠오른 그 날부터 그 ‘빛’이 터지기까지의 일을 일컬어 심판의 날이라 일컬습니다.

빛이 나타난 날, 사람들은 당연히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자는 그 빛을 신이 보낸 선물이라고도 칭송하기도 했죠. 그 빛은 점차 커져갔고, 몇몇 사람들은 그 모습에 불안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알 수 없는 것이 점점 커지며 다가온다는 것은, 꽤나 무서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뉴스에서는, 그 빛을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며 공표했습니다. 이것이 불화의 씨앗이 되어버린것은 약간 좀 더 후의 이야기입니다만. 뭐, 일단 지금 중요한 것은. 그 빛은 결국에는 터졌다는 겁니다. 말그대로. 번쩍, 하고서는 소리없이 흩어져 땅에 흩뿌려졌죠. 터지고 나가, 흩뿌려진 빛들을 ‘빛의 조각’이라고 저희는 명명했습니다.

 

개중에는 땅이 아닌 동물들에 스며든 것도 있었고, 건물에 스며든것도. 심지어는 사람에게 스며든것도 있었습니다. 동물과 건물, 땅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지만, 문제는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빛에 맞은 사람중 몇몇은 그 빛에 녹아내리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빛을 흡수하듯 제 몸에 안착시키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역시 녹아내린 사람들이었죠. 빛은 수 많은 사람들을 죽여나갔습니다. 그들에게 남은 소중한 이들을 생각조차하지않고.

 

정말 이상한 소문이 그 때에 떠돌았습니다. 평상시의 사람들이라면 분명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헛소문 취급했겠지만, 그 때 당시의 사람들은 불안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 빛을 맞은 사람들은 심판할만한 ‘죄’가 있었기에 맞은것이 아니냐는.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었습니다. 물론 유가족들은 이에 분노했죠. 그리고 빛의 조각을 맞은 사람들은 죄가 있는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빛의 조각에 맞은 사람들을 음지로 숨게 하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소문을 헛소문이라 치부하며 빛의 조각을 맞은 사람들을 받아주는 사람 역시 존재했습니다.

 

그래도, 세상에 거짓말을 한 정부에게 분노를 한것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뉴스에 분노했고, 이를 이리 발표하게한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곧 이것은 세상의 분노로 점점 번져나갔죠. 이 분노는 정부를 뒤엎게 하기에 충분했고. 세계의 정부들은 하나 둘 씩 스러졌죠. 결국은 무정부 시대. 즉, 암흑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40년 전의 무정부 시대를 일컬습니다. 정부가 없으니 사람들을 통제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일상이 되고, 사람이 사람을 못믿는 것이 일상이 되었을 때. 이 모든것을 잠재울 ‘에스트렐라’ 가 나타났습니다.

 

에스트렐라는 싸움을 그만두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말을 전파시켰다고 하지요.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때문에 에스트렐라가 평범한 사람이 아닌, 이능력자가 아니냐는 말이 오갔습니다만, 이 말이 나온 것은 그 당시가 아닌, 이 일이 지나고 나서의 아주 오랜 후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하고, 사랑했으며.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전부 깊은 의미를 지녔고. 그 의미는 사람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기록이 없어, 그녀의 말을 소개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어째서 기록도 없는 에스트렐라가, 여자인지 알수있는 이유는. 사실, 딱 한가지. 영상, 글, 음성 할 것없이 전부 기록이 남겨진 한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싸우지 말아주세요.’

 

이 말은 짧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었겠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일이 생기고 맙니다. 에스트렐라가 이후, 이 말을 남기고서는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슬퍼했지만, 그녀의 말을 따르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딴 ‘에스트렐라 세계정부’를 설립하게 됩니다. 참으로 동화같은 이야기지요.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꽤 좋아한답니다.

30년 전, 세계정부가 설립되고, 괴물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시대를 일컬습니다. 사람들은 새로 질서를 설립해 나가고, 문명을 다시 재회복 시키며 참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사람이 전부 행복한 시기. 이 시기를 황금기라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런 행복이 정말로 지속될 수 있었다면, 그리고 그 행복이 정말 모두의 것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사람들이 전부 행복했었다는 이 시기의 비밀은 따로 있습니다. 빛을 흡수한 사람들은 특이한 아이를 낳았습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최초의 이능력자’들이 태어나기 시작한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은 그 아이들을 두려워했습니다. 예의 심판의 날이 떠올랐기 때문일까요. 아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은 제각기 달랐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눈에는 위험하게 보였을것입니다. 빛은 제 상식 밖의 일로 사람들을 죽였고. 아이들 역시 상식 밖의 힘을 사용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들을 배척하고 역사에서 ‘없는 존재’로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는 역사에 남았고,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할 하나가 되었죠. 그리고 그 없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그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무슨 짓을 했을지는,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리고, 비밀은 한가지 더 존재합니다. ‘공식적’ 이라는 말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비공식적 이능력자’ 는 그 전부터 존재했었습니다. 심판의 날 때부터…말입니다.

 

빛을 흡수한 사람들은 그 날부터, 자신에게 뭔가 이변 생겼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속 안에서 타오르는 느낌을 느기꺼나, 아니면 다른 끔찍한 고통을 느끼거나. 어떤 경우라도 ‘고통’을 벗어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몇몇 중에는 쇼크로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기록에는 남지 않았으니,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방도는 없습니다.

 

이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은 자신이 특수한,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불을 일으키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다거나 하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은 이 능력을 숨겼습니다. 밝혔다간 어찌될지, 뻔한 일이었으니까요.

 

다만, 그것이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이어질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겠죠.

자 대망의, 우리가 어찌 설립되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전에 우울한 이야기를 하나 풀어놓아야겠지만요.

 

사람에게 흡수되지도, 사람을 죽이지도 못한 빛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지요. 땅에, 건물에, 식물과 동물에게 스며들었던 빛들은, 그들을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무생물이여서 움직일리 없는 땅과 건물이, 살아 움직이며 사람들을 공격하고, 동식물들은 거대화가 되거나, 기이하게 변종되어 사람들을 잡아먹으며, 해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달갑지는 않습니다만. 피식자와 포식자의 위치가 뒤바뀌기 시작한 것이죠.

 

사람들은 이들을 물리칠만한 힘이 없었습니다. 재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재앙이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우리들을 필요로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각자 활용하여 괴물들을 물리쳤기에, 우리는 칭송 받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에게 보답하기 위함인지, ‘미티어’를 설립해주었죠.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들이 인정받을수 있게 하기 위한 기관이었습니다.

괴물들은 끊임없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빛의 조각에 흡수된 것은 어마무시하게 많을텐데도. 뭔가 이상한 일이었죠. 하지만 문제는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두려한 탓이었죠. 사람이 어찌하지 못한것을 손쉽게 쓰러트린 힘을, 사람들은 두려워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사람들은 다시 우리를 억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부가 그런것은 아니였지요. 억압에 반대하는 이들이 존재했고. 세계정부는 우리를 보호해주었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습니다. 이들의 노력이 아니라면, 우리들은 다시금 절망했을 것이고, 지킨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와는 달리 손바닥 뒤집듯, 우리를 배신한 사람들을 원망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이들은 하나 둘 씩 모였고, 이윽고 한 조직을 설립하게됩니다.

 

이것이 ‘레이비즈’ 입니다. 그들이 좀더 참고 견뎠으면, 그 이후 있을 안타까운 일도 없었을겁니다.

레이비즈가 설립된후로부터 4년동안 사람들은 끔찍한 고통을 맛보아야만했습니다. 레이비즈는 그 동안 자신들이 느낀 고통을 다른 사람도 느껴야한다며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공격했죠.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했습니다. 정말이지, 그 4년간은 아비규환이 따로없을정도였고. 혹자는 다시금 암흑기가 도래하였다고도했죠.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레이비즈를 추적했고. 시민들을 지켰으며. 그들을 회유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수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비뚤어진 사람이었습니다.

코드네임 제로, 끝까지 항복을 하지 않고. 항복을 하는 것 대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제 길동무로 삼으려했었던, 아주 악독한 사람입니다. …그 건물안에서 히어로들과 함께 자폭하던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원인은 폭사가 아닌, 총을 맞은걸로 되어있습니다만. 하지만 그게 중요한것은 아니죠. 중요한 건, 그 사람은 죽었고. 레이비즈는 향후 지금까지의 6년간 숨을 죽이고 뿔뿔히 흩어졌다는 것에 있습니다.

나는, 그들이 포기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지요. 그들은 다시 꿈틀거리며 나타나고있고. 이건 6년전의 일이 다시 벌어지려는 신호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다시는 이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방도로 찾아야겠죠.

심판의 날
암흑기
황금기
미티어 설립
괴물의 멸종?
억압
radioactive - with william joseph - dubstep piano on the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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