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는 재밌는게 좋아! 그리고 재미있는 사람들도 좋아!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바닐라는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레이비즈를 바로잡으면 재미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거라면, 그것도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어휘력이 부족하다. 제 나이 치고는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말한다. 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글쎄. 아마 내키는대로 동화책 위주로 읽기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제가 보는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때문일까? 16살임에도 불구, 아직 열댓살짜리 아이처럼 쉬운 어휘를 주로 사용한다.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수집 품목은 반짝이고, 작고, 귀여운 것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작은 인형이라던가, 사탕 껍질, 동전, 말린 꽃, 작은 돌멩이, 조개 껍데기, 귀여운 인형이나 모형이 달린 물품 등등. 꽤 다양하게 모으고 있으며, 주머니에도 몇 개씩 들어있다. 달라고하면 주기도 하는 편. 집착적으로 모으고는 있지만, 애착하지는 않는다. 종종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매운 음식을 정말 정말 못 먹는다. 강제로 먹이려 들면 드물게 화를 내거나 울어버린다. 그리고 먹고나서도 운다. 그런데 가끔씩은 자기가 먼저 찾는 편. 찾는 것도 아주 맵지 않은 맛을 찾는다. 매운걸 그럭저럭 잘 먹는 사람이 먹으면, 이게 맵냐고 물어볼 정도의 매운 음식을 먹고도 물을 마구 들이킨다.

이따금 허공을 유심히 살필 때가 있다.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꽃을 하나 들고와 제 앞에 가지런히 놓아둔다거나, 간식거리를 내려놓고 바닥을 툭툭 두드리고는 한다. 한참을 대화도 없이 그러고 있다가, 인기척이 느껴지면 금방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허공을 올려다보고는 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지만, 말하고 싶어한다면 들어주는 편. 가끔씩 분위기에 편승해 이야기를 꺼낼 때가 있는데, 주로 동생에 관한 이야기다.

돕는 것을 좋아하고, 조언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도움도 조언도 그다지 쓸모없을 때가 많다. 조언의 경우에는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니 그다지 도움이 못 되고, 도와주는 부분에서는 실수를 많이 하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세밀하고 오밀조밀한 작업은 힘들어하며, 그냥 크게 펑펑 터뜨리는 일이라면,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누군가가 저런 부탁을 해왔던 적이 없어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